다크나이트 영화 리뷰 / You complete me 영화 리뷰

다크나이트 Dark Knight

2008년

나는 고상한 영화보다는 미국인이 나와서 다 때려부수는 블록버스트를 좋아하는 편이다.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만드는 블록버스터는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질은 보장해준다.

배우도 본인의 양질의 필모그래피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어떤 영화에 출연할지 심히 고민할 것이다.

이퀼리브리엄으로 유명한 크리스찬 베일이 출연한데다, 인터스텔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시리즈를 만들었으니, 10년전에도 안 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한번 더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몇번을 봐도 감탄사를 멈출 수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중 두번째 영화인 다크나이트에서는 조커라는 빌런과 그를 제압하려는 배트맨과의 싸움을 그린다.

배트맨 : 난 하키팬츠 따위는 안입어

짝퉁나이트들이 너(배트맨)와 내가 다를게 뭐냐라고 묻자

뉴스나 기사에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나오면 우리들은 분노하지만, 그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죄질에 비해 감성적으로 느낄 때, 약한 처벌을 받으면, 더 분노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법의 심판대에 세우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 혹은 그 상황을 바라보는 제3자마저도 범죄자를 직접 심판하는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한다. 하지만, 법은 이를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사적제재는 더욱 큰 사회의 혼란을 가져오기 때문일수도 있고, 시민들이 권력을 정부에 양도한 형태의 사회계약을(물론 진짜 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지만) 체결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조커가 은행을 털어간 다음 장면에, 배트맨이 여러명 등장한다. 물론, 진짜 다크나이트(배트맨)는 아니고, 다들 배트맨과 같은 역할을 하고자 하는 코스튬만 맞춰 입은 짝퉁나이트들이다. 그리고, 짝퉁나이트들이 마약딜러와 스케어크로우와 싸우는 사이, 멋지게 등장하여 마약딜러와 스케어크로우를 잡고, 짝퉁나이트들도 때려버린다.

잡힌 짝퉁나이트(브라이언)가 배트맨에게 "너와 내가 다를게 뭐냐" 라고 하자, 배트맨은 "너처럼 하키팬츠 따위는 안 입어"하고 배트카를 타고 가버린다.

완전히 엉망진창인 고담시티에서 브루스 웨인이 법을 어겨가면서 배트맨 활동을 통해 범죄자들을 소탕하고 있고, 고담의 시민인 브라이언도 이에 하키팬츠를 입고 배트맨 활동을 하고 있다면, 사실 다크나이트와 짝퉁나이트에게 명분이 다를 바는 없다.

물론 브루스 웨인이 각종 무술에 통달하고, 최첨단장비, 웨인엔터프라이즈 사장이라는 경제적이 범죄자들보다 상대적 우위를 가져 배트맨 활동에 최적인 인물로 만들어주지만, 이런 객관적 사실이 브라이언보다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 자경활동을 하는데 논리적, 윤리적 우위를 가져다 주진 않는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배트맨에게 이 사실을 팩트폭력으로 꼬집었고, 배트맨은 할 말이 없어 거기다 대고 하키팬츠입고 활동하진 않는다고 쏘아대고 가버렸을 것이다. 이 장면 이후 배트맨은 시민들에게 범죄와 싸우라고 하려고 했던 의도가 잘못 전달되었다고 한탄한다.

배트맨으로서 활동하던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으로서의 활동은 고담시티의 평화를 항구적으로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했고, 불의를 잘못된 방법으로 제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닌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을 선택하고 있었다. 적어도 이 때부터 혹은 그전부터 한계를 가지는 자신의 역할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 줄 백기사(화이트나이트, 하비 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비 덴트 : 운명은 만드는거야

앞뒤가 똑같은 동전을 던지며

그런 의미에서 음지에서 활동해야하고 한계가 명확한 다크나이트와는 달리, 법률에 의거하여 정의를 실현하고 실제로 실현시켜가고 있는 하비덴트는 배트맨이 보기에 고담시티를 항구적으로 구원할 백기사였다.

수많은 살해협박과 마피아들이 심어놓은 프락치들 속에서도 한걸음 한걸음 나가는 하비 덴트에게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앞뒤가 똑같은 동전이다. 결정의 순간에 늘 동전을 던지지만, 앞뒤가 똑같은 동전이기에, 내가 생각했던 결정이 항상 나오게 된다.

배트맨은 하비 덴트가 양지에서 법과 정의를 수호하며 고담시티를 바꿔나가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게 되고, 하비 덴트에게 고담시티를 수호하는 역할을 맡기고 자신은 조용히 사라지려고 하는 꿈을 가지게 된다.

조커 : You complete me~

배트맨이 조커에게 왜 나를 죽이려고 하냐고 묻자

다크나이트에서 나오는 마피아 혹은 마피아에 붙은 경찰들은 조커가 말한대로, 모두 계획과 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돈이 될 수도 있고, 권력이 될 수도 있고, 가족들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함일수도 있다.

하지만 조커는 일반적인 유형의 빌런이 아니다. 조커에게 권력과 돈은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단에 불구하고, 조커의 목적은 타락과 혼란이다. 조커는 배트맨을 타락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었고, 항상 타락하게 만들기 위해 선택을 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레이첼과 하비덴트 중 양자택일, 조커를 잡을 것이냐, 조커에게서 빌딩밖으로 내던져진 레이첼을 구할 것이냐 같은 항상 선택의 순간을 던져준다. 배트맨만이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닌데, 시민들에게도 두 배에 나눠 태운 범죄좌와 시민들에게 서로 양자의 배를 폭파시키는 스위치를 주고, 먼저 누르면 살려준다고 하는 딜레마도 치밀하게 준비해둔다. 조커는 시민들과 배트맨에게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성악설을 사람들에게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편 이 선택들이 쌓여 배트맨이 타락하길 바랬지만, 조커는 배트맨이 타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 살인은 하지 않는 배트맨과 배트맨이 타락할때까지 죽일 마음이 없는 조커는 결국, 서로 영원히 싸울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이 영원히 계속 될 것이라고, 배트맨에게 연인들이 하면 달콤할 그 멘트 "You complete me"를 말한다. 타락과 혼란을 불러오려는 빌런에게 절대 타락하지 않는 영웅 배트맨은 상호가 서로간에 정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다크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명성답게 재밋지만, 단순히 재밋는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심오하기까지 하다.

하비 덴트가 점차 단계적으로 타락해 나가는 걸 보여주면서 배트맨의 영웅적 면모를 부각시키는 반면, 강인한 한 개인의 타락을 마치 약한불에 치즈토마토스파게티를 만들어내듯 급격하지 않게 녹여낸다.

넷플릭스에서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를 다 볼 수 있으니, 영화를 뭐 볼까 고민했다면, 10년전에 나온 다크나이트를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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